영화 [행복 목욕탕]
가족이란 무엇이고, 죽음이란 무엇일까?
영화를 다 보고나서 드는 생각이었습니다.
사춘기의 딸 '아즈미'를 보고 있으면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눈동자에서 '슬픔'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배우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일본의 '스기사키 하나' 배우는 1997년생으로 영화 촬영 당시 20대였던 것을 감안하면 굉장한 동안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울음을 참는 장면에서 보는 이로 하여금 '슬픔' 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하는 배우라고 생각합니다.
왠 이상한 여자 아이들이 괴롭히는 장면입니다. 예뻐서 괴롭힘을 당하는 건지 혹은 정말로 그림을 잘 그리는데 와서 본인들이 장난치다가 물감이 묻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상식 밖의 아이들의 행동입니다. 일본에서 유래한 낱말인 '이지매?이지메?'의 본고장에서의 괴롭힘은 가히 평균을 상회하고도 남습니다.
이것이 괴롭힘이다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이런데도 불구하고 '본인이 했다'고 하는 클라쓰. 거기다가 어머니의 '무슨 색이 가장 좋아?' 라고 묻는 이태원 클라쓰에서 남다름을 느낍니다.
아무리 그래도 교복을 숨기는 건 좀 오바쎄바꽁치였습니다. 체육복을 입었으나 그 눈빛만큼은 여전합니다. 눈으로 연기할 수도 있다는 점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병원에서의 어머니의 마지막을 지켜보며 울음과 웃음을 함께 말 그대로 "꾹" 감정을 눌러담아서 표현합니다.
눈동자를 보고 있자니 저 역시도 앞이 흐려지며 곧 눈물이 날 것 같았습니다. 아! 물론 과장을 조금 보탰습니다.
그냥 아무 생각없이 보다가 넘어간 편지 장면이었는데 왠 귀인이 매년 4월 25일마다 키다리 게를 보내주는 모습입니다. 일단 게가 무지막지하게 커서 예전에 오사카?였던가 후쿠오카? 였던가 여행갔을 당시 가게 벽면에 걸려있던 그 커다란 게를 보는 느낌이었습니다.
가난한 소시민인 저는 미처 사 먹을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이렇게 아는 척할 수 있어서 씁쓸할 따름입니다.
아즈미의 강해지는 성품은 어머니를 닮았습니다.
병세가 악화되고 피를 토하며 휠체어에 의존해도 깡다구 만큼은 어나더레벨입니다. 특히 강아지 장식품을 던지는 장면에서 야구의 본고장 "일본"이 떠올랐습니다. 하지만 올림픽에서는 빠지게 된 종목이라 안타까울 뿐입니다.
이 아역배우 역시 눈빛으로 연기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기차역에서의 저 애절한 표정이야말로 진정한 연기라고 생각되었습니다. 골똘히 생각하는 모습에서 슬픔과 기대마저 느끼게 만듭니다.
제일 한량으로 나오는 타쿠미입니다. 누구는 말기 암환자로 하루하루가 아쉬운 마당에 이리저리 히치하이킹을 해가면서 금수저 아들이 못마땅하게 보이는 부분입니다.
빨간차를 타야한다는 그의 모습에서 낯선 이에게서 느끼는 두려움이 무엇인가 생각해보게 합니다. 그의 미소와 잘생긴 얼굴 + 붙임성이 아니었다면 이 차를 얻어타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여담으로 트럭커 관련 이야기는 꿀잼요소.
영화의 결말을 지켜보면서 죽음이란 무엇이고 주변 사람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 가를 한 번 쯤은 생각해보게 만드는 영화였습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영화 속에서의 가족 구성원들을 살펴보면서 우리가 생각하는 가족이란 어떤 의미를 지니는 지도 고민해보면 좋을 영화 "행복 목욕탕"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