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사랑은 비가 갠 뒤처럼] (2018)
이 영화의 스토리는 여러 유튜버분들의 리뷰를 통해서 접했습니다. 여고생과 점장님의 이야기. 느낌은 뭔가 "으... 이게뭐야?" 싶었습니다.
그런데 대체로 평을 보니 괜찮다는 이야기도 많고 해서 관련 영화를 시청하게 됐습니다. 주말 오후의 나른함을 채워주는 따스한 영화 한 편이었습니다.
이야기
육상부 에이스였지만 아킬레스건 부상을 당한 "아키라"는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남몰래 점장님을 좋아하게 됩니다.
일단 여기서부터 픽션(Fiction)이 제대로 시작됩니다. 다른 아르바이트생들의 평에 의하면 냄새도 나고, 못났으며, 애 딸린 돌싱남. 하지만 주인공은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점장님도 참 대단한 부분이 뒤에서 대놓고 본인을 까는 말을 들어도, 앞에서 아무리 면박을 주고 상처가 될 수 있는 말을 해도 웃으며 넘어가며 본인의 잘못이라 여기고 이를 고치려고 하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일반적으로 아르바이트 잘리거나 그 앞에서 혼났을 경우였어도 말이죠.
이 레스토랑에서는 직원들에게 식사를 제공합니다. 주방의 꽃미남이 주는 식사+간식에도 절대로 넘어가지 않는 주인공이 포인트입니다.
완전한 무관심 속에서 결국 데이트까지 이끌어가는 주방 꽃미남이지만 이내 마음을 돌리게 됩니다. 너무나 철벽인 그녀. 심지어 아무 뜻이 없게 쳐다보는 눈동자는 마치 노려보는 듯한 이미지마저 심어주게 됩니다.
잠시 과거의 이야기가 영화 중간중간에 등장합니다.
부상을 입은 육상부 에이스 '아키라'는 레스토랑에 들렀습니다. 우리 점장님의 간단한 마술과 함께 때 묻지 않은 심심한 위로들은 그녀의 마음을 조금씩 움직이게 만듭니다.
결정적인 마술과 함께 마무리. 우리가 왜 간단한 마술을 배워야하는 지에 대한 당위성을 깨우쳐주는 순간입니다.
점차 달리기(RUN)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며 점차 육상부로의 삶을 꿈꿔가는 주인공입니다. 중간중간에 만화같은 달리기 동작들과 함께 그녀의 속도는 어마어마합니다. 무려 11초 44... 역시 육상 에이스입니다. 한국 100m 남자 성인 신기록이 10초 초반임을 감안하더라도 굉장히 빠른 속도임을 알 수 있습니다.
2020년 도쿄올림픽이 개최됐다면 일약 스타덤에 오를 수 있을 만한 속도입니다.
라이벌의 등장입니다.
너무다 등장씬이 강렬해서 우리나라 영화 3대 등장씬을 잠시 잊을만한 임팩트였습니다.
이 라이벌은 기록을 세우면 공중회전을 하며 세레모니를 펼칩니다. 마치 풍차가 돌아가는 느낌인데 상당히 위협적입니다.
축구에서 종종 선수들이 골을 넣고 세레모니를 하는 과정에서 부상을 입는 것을 생각하면 그녀의 감독과 코치들은 이런 세레모니를 적극적으로 말려야하지 않나 싶습니다.
이 영화의 가장 마음에 드는 점은 결말이 좋았다는 점입니다.
두 주인공이 서로 사랑하는 이야기였다면 흔하디 흔한 스토리의 소재로 끝이나버렸겠지만, 이 둘은 '토모다찌'(친구)로써 서로의 앞날을 축하해주고, 서로의 아픔을 이해해주고 보듬어주는 존재로 영화에서는 풀이됩니다.
요즘 같은 시대에 흔하지 않은 조합입니다.
끝으로
한 번쯤 길을 가다가 가만히 멈춰서서 하늘을 바라보고 싶을 때 보면 좋을 영화 "사랑은 비가 갠 뒤처럼"(2018)이었습니다.